■호반통신 33 -쉽고 짧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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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07.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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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월/시인

단산월/시인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시는 예술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왜냐면, 고요로움 속에서도 가장 힘찬 감성을 바탕에 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인은 우주를 유영하며 성찰하무로써 신과 동행한다.

너무 거창한가? 그렇다면 인간의 심성과 감정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마음속 떠오르는 감성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표현하여 모두에게 감동을 주기에 시인은 행복하다. 때로는 영혼의 울림을 주는 시 있어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장할사, 시인 만세이다.

예술은 문학, 미술, 음악, 공간예술 등으로 나눈다. 문학의 장르로서는 시, 희곡, 소설, 아동문학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문학은 예술의 맏이요, 시는 문학의 맏이다. 그러기에 시가 예술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하는 하이데거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한국 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언어 조립도 설거니와 우리글 바로쓰기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에다가 지나친 멋부림과 겉멋으로 난해성에 매몰되어 독자를 잃고 있음이다.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먼저 문장의 삼다(三多)와 삼이(三易)를 말하고 싶다. 문장의 삼다란 많이 읽고, 많이 짓고, 많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문장의 삼이는 알기 쉽게, 보기 쉽게, 읽기 쉽게 쓰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쉬운 말로 쓰라는 것이다.

옛말에 삼희성은 다듬이 소리, 글 읽는 소리, 아기 우는 소리라고 했다. 여기서도 글 읽는 소리와 아기 우는 소리를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인터넷 공간에서 쓰잘데없는 말 퍼나르고 퍼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럴 시간 있으면 폭 자고 일어나 삼희성을 찾아 떠나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 문인 김만중은 평생 2,0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그러나 그는 구운몽(九雲夢)이라는 소설 하나로 세간에 더 알려져 있다. 때문에 뛰어난 수작과 명예는 함께 남아지게 된다. 무릇 문인에게 자신을 대변할 작품이 소중한 것은 그것 때문이다. 그렇다고 식음을 전패하면서까지 매달림은 곤란하다. 몸까지 상하고 나면 후회만 남아지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154편의 소네트를 썼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많은 작품이 다 걸작은 아니었다. 그러기에 천재도 노력의 소산이요, 결실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마지막 폐이지를 무려 39번이나 고쳐 썼다고 한다. 영국의 시인 토머스는 100번의 수정을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작품다운 작품을 내 놓았다고 한다. 모든 게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글쓰기는 언어를 세밀하게 가공하는 작업이다. 그러기에 아이디어는 어느 한순간에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니다. 적당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을 때에는 산책을 하거나 한숨 푹 자고 일어나는 것도 좋다. 예술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문득 떠오르는 영감도 사실은 오랜 수련의 대가임이 분명하다.

어찌되었거나 작금은 짧은 글이 대세이다. 따라서 글은 간결함이 생명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얻으려는 현대인을 위해서도 그렇다. 지난 ’70년대까지도 글은 길게 쓰러다 어려운 말(단어)을 동원한 문장이 잘 쓴 글이라고 오도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모두가 미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타카토 시대이다. 긴 글은 처음부터 접근도 하지 않으려 한다. 더욱이 청년들은 이리저리 건너뛰며 관심 있는 부분만 읽으려 한다. 디지털 시대의 모든 이는 끊임없이 새롭고 자극적인 글을 찾아 인터넷을 뒤진다. 이를 메뚜기 시대, 또는 스타카토 시대라 한다.

현대인은 콩트나 칼럼, 심지어 논설까지도 A4용지 한 장이나 두 장 이내의 글을 원한다. 시에 있어서는 짧으면 짧을수록 더욱 좋아서 반 페이지 정도도 좋아한다. 속된 말로 쌈빡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투고문은 중복되거나 장황하게 떠벌려서 번잡스럽게 하면 금방 돌아서 버린다. 별로 영양가 없는 언어를 나열해 유희가 되게 해서는 욕까지 먹게 된다.

우리글 바로쓰기도 중요하다. 철자가 틀리거나 띄어쓰기를 잘못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내용의 글이라도 저급하게 보인다. 따라서 오타는 용서하지만, 오기는 용서하지 못함이 것이다. 또한 주어와 술어의 뒤틀림이나 언어 조립의 미숙함도 무식하게 보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가령 ‘하다’가 붙는 말에 ‘되다’ ‘받다’ ‘시키다’ 등을 아무렇게나 붙이고 띄어쓰면 곤란하다. 또한 묻는 말이면 무조건 물음표(?)를 붙이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물음표는 수학 공식이나 답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만 붙여야 한다. 긍정적인 물음이나 자기 혼자서 묻는 자기 말에는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더 나아가 호흡을 결정하는 문장의 길이는 음절의 수가 아닌 어절의 수로 결정된다. 음절은 낱글자를 말하고, 어절은 띄어쓰기의 단위를 말한다. 서상에서도 말하였지만, 문장은 짧을수록 화려하고 멋스럽게 보인다. 운문(시)이 보편적으로 대접받는 것은 문장이 간결하기 때문이다. 문장은 아무리 길어도 12어절에 30음절을 넘지 않아야 좋다. 문장이 길어지면 금방 지쳐서 다음 글을 읽지 않으려 한다. 거기에다가 시를 씀에 겉멋이 들어설랑 아무데서나 줄을 바꾸고, 연을 바꾸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절대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다. 좋은 글은 세상을 더 멀리, 더 넓게, 더 깊게 볼 수 있는 지혜를 준다. 불녕한 이 사람의 허접스런 말 같으나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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