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통신 34 : 복달임과 개고기
■호반통신 34 : 복달임과 개고기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07.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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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월/시인

단산월/시인

복달임이란 복날에 더위를 물리치기 위하여 고기붙이로 국을 끓여 먹는 것을 말한다. 이때 그 더위를 엎드리게 하는 고기붙이로는 개고기가 제격이다. 그러기에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개장, 개장국, 구장, 자양탕이라 하기도 한다. 경기도 일대에서는 된장에 땡칠이를 한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복날의 보신탕을 여름철 절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예로부터 여름 더위가 한창인 삼복에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다. 특히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음으로써 더위에 지친 몸을 이열치열로 다스려 주었던 것 같다.

조선왕조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었다. 잔칫상에 황구를 삶은 구증이 올랐다고 실록에 전하고 있다. ⌜농가월령가⌟에는 며느리가 근친갈 때 삶은 개고기를 가져간다는 대목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개고기는 궁중과 민가에서도 거부감 없이 즐겨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4세기 무렵인 고구려 안악고분 벽화에 도살된 개고기가 갈고리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30여 년 전이다. 이 문자가 술 담배와 개고기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술안주에 개고기만한 게 없었다. 맛도 좋거니와 소화도 잘 되었다. 그러던 것을 지금은 모두 끊어 정신도 맑아지고 건강도 좋아짐을 느낀다. 그런데도 자칭 개고기 논쟁에 끼어듦은 나도 모를 일이다. 개와 관련된 민담이나 설화, 수육 전골, 구이 찜, 약리와 애견문화에 이르기까지 담론을 들추어 내고 싶은 심사는 개나 주이야 할까보다.

개고기를 먹지 않는 일본인의 식민지 지배 이후 ’88올림픽에서 우리의 개고기 음식문화가 열등한 것으로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별난 음식문화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독단이 아닐 수 있다. 고양이, 달팽이, 굼벵이, 귀뚜라미, 곰발바닥, 원숭이 골을 즐겨 먹는 그들의 음식문화는 선진문화인가? 전혀 그렇지가 않다. 프랑스 등 유럽인들은 양고기를 먹을 때 포크를 들어 양고기 눈깔부터 먼저 빼먹는다. 그들이 더 야만적이다. 소를 숭상하는 인도인들이 보기에는 국외인들 모두가 야만인이다. 쥐나 뱀, 악어를 숭상하는 나라도 있다.

누가 뭐래도 개고기는 혐오식품이 아니다. 개고기를 통째로 매단 중국의 광저우 시장은 중국인의 관광 명소이다. 연간 개고기 소비량이 10만 톤에 이르는 중국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일까. 사대사상에 물든 식민성 때문인가. 굳이 개고기를 권장할 이유도 없지만, 반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한 나라의 전통문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져 나온 것이다. 따라서 비교의 대상은 될지언정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대도시가 작년까지 개 도축장을 거의 없앴다고 한다. 그러나 지방에서 공급받을 수 있어 서울 경동시장이나 성남의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에서는 여전히 개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한동안 국회 차원에서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입법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러기에 개를 도살하거나 개고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따라서 개고기 식용 금지는 갈 길이 멀러 보인다.

동물애호인들의 비난 근거는 너무도 빈약하다. 식구 같은 동물을 불쌍해 어떻게 잡아먹느냐는 정도이다. ‘동물을 보호하자’는 차원이라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도 먹지 말아야 한다. 딴것은 되고 유독 개고기만 아니 된다고 하면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애완견을 아파트에서 기르기 위해 성대를 수술하고, 거세를 하는 행위는 학대가 아닌가. 개가 희귀동물도 아니고, 멸종 위기에 처한 것도 아니다. 동물애호가들에게 동물을 사랑할 권리가 있듯이, 개고기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도 자기가 즐기는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다.

더러, 조그만 강아지에 패션 조끼를 입혀 안고 다니는 것을 본다. 비싼 옷을 입히고, 값비싼 음식을 먹이며, 미용실까지 들락거린다. 고급 과자에 비싼 고기며 우유까지 먹인다. 영세가정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그들에게는 저 아프리카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개 고양이가 반려동물이라나 뭐라나. 지나치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의학적으로 위생상에도 좋지 않다고 하니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개보다 더 천한 동물도 없다. 똥개는 사람의 똥도 잘 먹는다. 그러기에 개자식, 개 같은 놈,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욕하게 된다. 같은 종의 뼈다귀까지 뜯어먹는 놈이 개다. 음식 찌꺼기에도 금방 엎드리는 놈이다. 주인 앞에서는 떠세하고, 범털만 보아도 기죽는 놈이 그놈이다.

개-자가 접두사도 붙는 말치고 좋은 말은 하나도 없다. 개코, 개털, 개탕, 개꼴, 개꿈, 개판, 개짐, 개떡, 개꽃, 갯값, 개자식, 개새끼, 개소리, 개수작, 개구멍, 개살구, 개망신, 개지랄, 개팔자, 개죽음, 개차반, 개잡놈, 개코망신, 개씨바리, 개좆부리, 개씹단추 등이다. 도대체 이런 너절한 동물을 무엇이 좋아 안고 비비고 다닌단 말인가. 이 사람은 알레르기 거부증이 있어 개나 고향이 옆에 가기도 싫어한다.

개가 오줌을 눌 때는 다리를 하나 들고서 눈다. 텃세하기, 물어뜯기 좋아하는 놈이 염치가 없어 사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저 먹을 것이라면 꼬리를 치며 알랑거리는 꼴은 비굴하기도 하다. 동족끼리도 낯설면 으르릉거리는 놈이다. 냄새는 잘 맡아 눈치가 빠른 놈도 그놈이다. 먹을 때는 지새끼도 물어뜯는다. 아무 곳이나 쑤시고 돌아다녀 비릿한 잡냄새가 나는 놈이다. 도둑을 잘 지킨다고 하지만, 먹을 것을 보면 금방 약해지는 놈이 그놈이다.

강아지를 강습시키느라 중고생 이상 학습비를 쓰는 가정도 있다. 그들이 자기 부모와 친족들에게도 그 이상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개가 병이 나면 주사나 약값도 상당하다고 한다. 수의과대학을 나온 닥터들이 동물병원을 차려놓고 식솔들을 먹여 살린다. 그러기에 사람값은 떨어지고, 갯값은 올라간다. 아뿔싸! 개 팔자가 상팔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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