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流頭)에 소타지 말고 8월에 소 타라’
‘유두(流頭)에 소타지 말고 8월에 소 타라’
  • 전남진 장흥
  • 승인 2018.08.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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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속담 (4)

이영민/전 장흥군농업기술센터장

오는 7월 27일(음력 6.15)은 뜨거운 여름 중에 들어 있는 유두(流頭)라는 명절이다. 어릴 적에 듣고 보았고 커서 알았지만 어머님을 따라서 지금의 안양면 수양리 뒷 계곡 수대골(?)이란 곳으로 물맞이를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새롭다.

유둣날이란 음력 6월 보름으로, 명절의 하나이다. 유두날에는 동쪽에 흐르는 개울에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세시풍속으로 물맞이를 하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두는 복중(伏中)에 들어 있으며 유둣날이라 한다. 이날은 마을사람, 이웃, 일가 척들이 맑은 시내나 산간폭포에 가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은 뒤, 집에서 장만해 가지고 간 음식을 먹으면서 서늘하게 하루를 지낸다. 이것을 유두잔치라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에 질병을 물리치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 풍속은 신라 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고려 희종 때의 학자 김극기(金克己)의 ≪김거사집≫에 “동도(東都 : 경주)의 풍속에 6월 15일 동류수(東流水)에 머리를 감아 액을 떨어버리고, 술 마시고 놀면서 유두잔치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에 대한 기록은 ≪중경지≫ 권2 풍속 조에도 보인다. ≪고려사≫ 명종 15년 조에는 6월 병인(丙寅)에 시어사(侍御史) 두 사람이 환관 최동수(崔東秀)와 더불어 광진사(廣眞寺)에 모여 유두음(流頭飮)을 마련하였는데, 나라 풍속은 이 달 15일 동류수에 머리를 감아 상서롭지 아니함을 없애며 이 회음(會飮)을 유두음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기록하였다. 동류수에 머리를 감는 것은 동쪽이 청(靑)이며,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유두’란 일반적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준말에서 생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신라 때 옛말의 뜻을 취한 이두(吏讀)로 표기한 것으로 보는 설도 있다. 소두(梳頭)·수두(水頭)라고도 표기하였는데, 수두란 물마리(마리는 머리의 옛말)로서 ‘물맞이’라는 뜻이다. 오늘날에도 신라의 옛 땅인 경상도 지방에서는 유두를 ‘물맞이’라고 부른다.

이날 아침 각 가정에서는 유두면·밀전병·수단(水團)·건단(乾團), 그리고 피·조·벼·콩 등 여러 가지 곡식을 새로 나온 과일과 같이 사당에 차려놓고 고사를 지내는데 이를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 하며, 농가에서는 연중 농사가 잘 되게 하여달라고 농신(農神)에게도 고사를 지낸다.

이 때 사당에 올리는 벼·콩·조를 각각 유두벼·유두콩·유두조라 한다. ≪동국세시기≫ 6월 월내조(月內條)에는 피·기장·벼를 종묘에 천신 하였으며, ≪예기 禮記≫ 월령(月令)에는 중하(仲夏)의 달에 농촌에서 기장을 진상하면 천자가 맛을 보고 먼저 종묘에 올리는데,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 하였다. 이 날 사당에 유두 천신하고 나서 한집안 식구가 단란하게 유두면·수단·건단·상화병(霜花餠)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다.

또한, 농촌에서는 밀가루로 떡을 만들고 참외나 기다란 생선 등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논의 물꼬와 밭 가운데에 차려놓고, 농신에게 풍년을 기원하면서 고사를 지낸다. 그 다음에는 자기 소유의 논·밭 하나하나 마다에 음식물을 묻음으로써 제를 마치게 된다. 이렇듯 유두는 새로운 과일이 나고 곡식이 여물어갈 무렵에 몸을 깨끗이 하고 조상과 농신에게 정갈한 음식물로 제를 지내며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오랜 풍속 중의 하나이다.[참고자료 : 유두 [流頭]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처럼 여름명절로 내려오고 있는 유두와 관련된 농사속담을 알아보고자 한다.

【유두(流頭)에 소타지 말고 8월에 소 타라】

(풀이)=옛날에는 농사가 잘 된 집에서는 일꾼들을 명절에 소를 태워서 마을 사람들이 축하에 주던 민속이 있었는데 여기서 나온 말로 유둣 날에 벼 농사 중간 작황만 보고 풍년이라고 자만 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관리를 잘 해서 완전한 풍년 농사임을 확인한 뒤에 잔치를 벌려도 늦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유두날에 곡수(穀收) 점 치지마라】

(풀이)=유두일(음력6월15일)은 벼의 무효분얼기(헛 새끼 치는 기간)에 해당되므로 이때 벼 작황를 보고 성급하게 퓽흉을 논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영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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