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마을 문화사(3)
■기획시리즈/마을 문화사(3)
  • 장흥투데이
  • 승인 2021.01.14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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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향 우려낸 ‘상선약수’ 마을의 문화사 고찰(하)
고산지 시인

2) 음다(飮茶)

바람 잔잔한 청명 아침

이슬 사라진 찻잎을 따서

묵은 잎 골라내어 살청(殺靑)을 하네

덖기고 비비길 수차례

유념(揉捻)을 거쳐 건조를 하니

맛있는 작설차 되었네

맑은 샘물 길어다

은근한 불로 차를 끓이네

하얀 찻잔에 홍매화 꽃잎 띄우고

차(茶) 한 잔 들이키자

마침내 선(禪)이 되었네 ]

- 고산지 시 ‘선(禪)’ 전문

당나라 시인 노동(盧同) 차의 첫 잔은 갈증을 없애고, 둘째 잔은 외로움을 달래 주고, 셋째 잔은 황폐한 마음에서 수천가지 상념을 찾아내고, 넷째 잔은 땀을 내어 삶의 찌꺼기를 뱉어내고, 다섯째 잔에 정신이 정화되고, 여섯째 잔에 불사의 경지로 다가가고, 일곱째 잔에 소매 자락에 일어나는 미풍을 타고 극락세계로 가고 싶다고 노래했다. 차를 마실 때 객(客)은 적어야 좋다. 객이 많으면 수선스러워서 아취(雅趣)를 잃게 된다며 다신전(茶神傳)은 음다(飮茶)의 방법을 다섯으로 분류했다. 차를 혼자 마시면 신령스럽고 그윽하여 이속한 경지(神)이며, 둘이서 마시면 좋은 정취와 한적한 경지(勝)이며, 3-4 명이 마시면 취미로 마시는 즐겁고 유쾌한 경지(趣)이며, 5-6 명이 마시면 평범하여 구속받지 않는 경지(泛)이며, 7-8 명이 마시면 음식을 나누어먹는 박애의 경지(施)라고 하였다.

3) 청태전(靑苔錢)

곡우(穀雨) 지나 물 오른 찻잎을 따

시루에 찌고 말리길 아홉 번

누렇게 변한 찻잎 목 절구로 분쇄하네

빻아진 찻 가루 반죽하여

무명천 깔아 논 고조리에 넣고 누르면

돈차(錢茶)가 되네, 떡차가 되네

표면 굳어지면 중심에 구멍을 내

대나무 작살에 끼워 처마에 걸어놓고

건조하네, 건조를 하네

바람과 햇볕 받아 장마가 지나고

가을, 겨울이 저물자

떡 차 표면에 낀 푸른곰팡이

청태(靑苔) 낀 청태전(靑苔錢)이라

건조된 청태전(靑苔錢) 노릿하게 구워

끓는 불에 우려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고 열기가 가라앉네 ]

- 고산지 시 ‘청태전송(靑苔錢頌)’ 전문

청태전
청태전

“차(茶)에는 추차(秋茶)·산차(散茶)·말차(末茶)·병차(餠茶)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주류를 이루는 차는 고형차로 모양새에 따라서 병차(餠茶, 떡차)·단차(團茶, 덩이차)·전차(磚茶, 벽돌차) 등으로 불리어졌다. 이런 고형차들이 전래되어서 뇌원차(腦原茶)와 유차(孺茶), 전차(錢茶, 돈차) 등 우리의 차(茶)로 토착화되었다. 이 중 전차(錢茶, 돈차)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태전(靑苔錢)'이다. 청태전의 어원을 최규용은『금당다화(錦堂茶話)』에서 차에 녹색 곰팡이가 피어 있고 아무리 파삭 마른 것이라도 이 곰팡이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청태전(푸른 곰팡이가 슬어 있는 돈차)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차를 만들면 그 색이 푸른 이끼처럼 푸르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는 설도 있고, 차(茶)를 우리면 찻물이 파란색을 띤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청태전이라는 이름의 생성기는 1920년대이고, 청태전의 이름은 전남 장흥(長興)지방에서 만들어진 고유의 토속어(土俗語)이자 비유어(比喩語)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지방에서는 김의 원조(原藻)를 흔히 청태(靑苔) 또는 녹태(綠苔), 파래라고 하여 바다에서 자라는 이끼라는 뜻으로 불러왔다. 김과 전차의 자연스러운 만남은 전차(돈차)를 흡사 청태로 빚어 만든 구멍 뚫린 동전과 같다 하여 청태전이라 부르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청태전(이하 청태전이라 한다)이 우리의 차사(茶史)에 극명하게 드러나기는 『조선의 차와 선』을 저술한 모로오까 다모쓰(諸岡 存)와 이에이리 가스오(家入一雄) 두 사람의 일본인 연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1932년 전후해서 이에이리가 전남 일대의 산야와 촌락을 찾아다니면서 우리의 토산차인 청태전을 탐사하고 연구한 기록은 놀라운 집념의 소산이 아닐 수 없다. 누구의 손에 의해서든 역사적으로 청태전의 본원지로 지목되는 장흥군 유치면 보림사 부근에서의 청태전과의 만남은 어쩌면 우리 차문화사에 일대 쾌거가 아닌가 한다. 다만 천여 년의 문화가 1960년대 부산면 관한(夫山面觀閑) 마을을 끝으로 자취를 감춰버린 허전함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정병만의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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