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들이 사는 길이 흥할 고을, 장흥(長興)
선비들이 사는 길이 흥할 고을, 장흥(長興)
  • 장흥투데이
  • 승인 2021.02.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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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수/장흥향토사학회장, 시인

코로나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으나 그 기세는 꺾기지 않고 있다. 조금 꺾기는가 싶더니 바이러스의 특성을 보여주듯 겨울이 되자 3차 유행으로 감염자 수가 1천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발 빠른 대처는 우리로서는 조금은 안정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여 또 다시 우리를 긴장 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소식은 들려온다. 외국에서는 이미 백신접종이 시작되었고, 한국의 항체치료제 등의 허가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아무리 백신이 개발되고 항체 치료제가 개발됐다 할지라도 전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19 백신을 접종하기 까지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로지 백신만을 믿고 예방과 방역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장흥군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한 사람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이는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 군과 인천의 옹진군만이 감염자가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군은 내륙인데도 감염자가 없음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그동안 장흥군 보건당국과 재난관리부서의 철저한 대비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장흥군민들의 의식이 깨어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느 고을 사람이든 코로나19 위험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않고 이를 방관하고 고통과 아픔을 자청 했겠는가 마는, 유난히 장흥군에서 만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장흥군민들에게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곧 장흥인들이 일찍이 부터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서로가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해 왔던 선비의 기질이 보이지 않게 전승되어 오고 있음이다. 그것을 한마디로 장흥을 “문림의향(文林義鄕)”이라는 말로 대변해 오면서 그 실체를 보인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왜침(倭侵)이 있을 때마다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이 고장의 많은 분들의 의병 참여가 그러했고, 한말 나라를 빼앗긴데 울분을 터트린 선비가 독립운동에 참여하면서도 결코 개인적인 명예를 탐하지 않은 많은 애국지사가 장흥 출신이었으며,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생의 안정을 위한 구국활동을 한 동학혁명군들의 두드러진 활동이 장흥인들이 있었음을 역사가 모두 증명해주는 사항이다.

이렇듯 장흥인들은 단순한 학식과 인품을 갖춘 것을 넘어 많은 지식을 지니면서도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어느 고을 사람보다도 물아일체(物我一體) 사상으로 살아왔기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나 국민이 위험에 처했을 때 홀연히 일어나 이를 구하고자 했던 군민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이렇게 공박한다. “그러한 선비정신 때문에 아직도 1차 산업에 의존하는 고을로 인구가 점점 감소되고 있지 않느냐?”고, 그러나 생각해 보라. 결코 우리 장흥인들의 삶이 현대적인 위치에서 뒤쳐져 형편이 어렵고 궁색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그리고 다시 보라. 오늘날의 삶에서 자유라는 미명아래 개인의 무분별한 욕망의 추구로 공익을 해치고 갈등과 분쟁을 야기하는 사건이 끊임없는 곳, 개인적인 삶만을 추구하여 도덕적 양심을 저버린 인간행태를 보임으로서 공동체적 삶에 회의감을 느끼도록 하는 곳이 어디인가?를, 우린 그동안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난 행복하고 더 바랄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늘 삶이 불만족스러웠지만 이를 이기고 자신의 노력만큼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삶을 자연과 더불어 승화시키기 위해 많은 선비들이 시문을 남겨온 고장이 장흥이다.

그 숭고한 삶은 어느 고장보다도 많은 선비들이 문집을 남겼고, 그 전통 또한 오늘에까지 전해 와 현대문학부문에서도 150명을 상회하는 등단문인들을 배출한 고을로서 전국 유일의 “문학관광기행특구” 인정받고 있는 곳이 장흥이다.

오늘날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이 인간들만을 위한 무리한 욕망으로 개발이라는 명분하에 자연과 생태계의 무분별적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예상치 못한 난국은 꼭 전쟁만이 아니고, 우리 인간의 욕망으로 인간 스스로가 자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질 수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는 오로지 자연과학이라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개발도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 어려움 또한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여야만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아야 할 것이라는 것을 장흥군민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때문에 장흥군민은 앞으로도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국익을 위하고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스스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설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부터 600년 전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선생은 일찍이 장흥과 장흥 사람들을 이렇게 평하고 말씀하신 내용이 동문선(東文選)의 ‘중녕산황보성기(中寧山皇甫城記)’에서 전한다.

“고을이 큰 바다 언덕에 위치하여 겨울에도 푸른 초목이 많아 옛날에는 낙토(樂土)라고 일컬었다. 백성들은 순박하고 다스리는 일은 간소하여 이름난 어진이와 재주있는 대부들로 조용히 다스릴 뿐 다른 공리심이 없는 자가 많이 이곳의 수령이 되었다.(府岸大海 草木多冬靑 古稱樂土 民淳事簡 名賢才大夫 靜理無外慕者 多爲之)” 이 글은 마치 당신께서 오늘의 장흥과 장흥인들을 말씀하신 듯하다.

장흥, 살기 좋은 곳, 민심이 순후하여 자연과 이웃이 더불어 살아갈 맛이 나는 곳이다. 오늘을 사는 장흥인 모두는 무분별한 욕망으로 공익을 해치거나 서로의 삶에 경쟁을 느끼며 다투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진 삶을 만족하면서 자연을 노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그래서 일찍이 고을의 이름을 길이 흥할 곳 장흥(長興)이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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