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장흥 탐진강’- ‘죽은 강’이 될 수 있다
■사설 - ‘장흥 탐진강’- ‘죽은 강’이 될 수 있다
  • 김선욱
  • 승인 2021.03.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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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파헤치는 준설작업이 지속되면…

지금, 장흥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탐진강 30리 길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장흥군은 탐진강이 장흥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군민의 정주 환경 개선은 물론 문화관광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하천 개발, 즉 강바닥을 마구 파헤치는 준설 작업이 그대로 계속될 경우, “탐진강은 죽은 강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금처럼 탐진강 준설작업으로 강바닥이 송두리째 파헤쳐지면 강바닥은 모래자갈 없이 뻘로만 가득 차면서 물고기가 살 수 없을 뿐더러 가물어 흐르는 물이 작았을 땐 부영양화가 가속화되면서 녹조가 생겨나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이른바 죽은 탐진강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론 지금 추진되고 있는 탐진강 정비 사업은 강변의 정화는 물론 강변을 경관적이고 친수적인 공간으로 조성하여 관광지화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리하게 추진되면 강 본래의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강안의 생태습지는 온갖 토종의 수초며 다양한 토종 어종들의 보금자리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러한 생태습지를 파헤쳐 버리면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강안에 쌓인 모래자갈이며, 습지를 다 걷어내 버리는 준설작업은 더욱 그러하다.

본래 강에는 모래며 자갈이 쌓여 물도 정화시키는 자정역할도 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강 바닥을 모두 파헤쳐버리고 있는데, 그 물속은 이젠 맨 땅이 되고 그 위로 침전물만 쌓이면서 강바닥은 온통 뻘밭(진흙)이 될 것이다. 그리 된다면 그 뻘에서는 다슬기마저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준설작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인 것이다.

특히 탐진강은 댐 이전처럼 그대로 물이 흐르는 강이 아니다. 장흥댐에서 간신히 하천 유지수만 흘려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 장흥읍을 관통하고 있는 강물은 그 하천 유지수 외에 부동천, 부산천 등의 탐진강 지류에서 흐르는 강물이 합쳐져 흐르고 있다. 그러므로 대단한 홍수가 아닌 한 댐이 물을 담게 돼 홍수 질 일도 그리 없다. 그러므로 상류에서 하류로 모래자갈이 물과 함께 쓸려내려 올 수도 없어 강바닥엔 줄곧 뻘만 쌓이게 될 것이다. 모래자갈 없이 뻘만 가득 찬 수심 아래 무슨 어류들이 살겠는가.

장흥의 한 환경운동가는 “지금 탐진강 정비사업은 엄연히 불법이다. 수달 서식지를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준설도 요즘은 씻어내는 식으로 하는데 아예 모래자갈을 송두리째 파헤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를 잘못했거나 봐 주기 식으로 했을 것이다. 탐진강엔 수달 외에도 은어, 붕어, 잉어, 모래무지, 피라미, 미꾸라지, 뱀장어, 송사리, 가물치, 쏘가리, 꺾저기, 다슬기 등의 각종 어패류와 담수어들이 서식하는 청정 급수지역이었다. 이젠 앞으로는 이들이 살 수 없는 강이 될 것이다. 장흥군은 왜 이러한 불법적인 하천준설 작업을 지켜만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세계의 석학들은, 강(하천)의 개발이 생태 복원이 아닌 인위적이며 무모한 개발이었을 때 불가역적인 악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 강(하천) 개발의 대표적인 예가 4대강 사업이었다. 4대강 사업이 한창이었을 때인 2010년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하천학회 주최로 '4대강 사업 국제 전문가 간담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이때 '하천 복원'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랜돌프 헤스터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는 한국의 4대강 사업을 “생태복원 없는 무모한 하천 개발”이라고 지적하고 "이미 선진국에서 30~40년 전에 폐기된 낡은 강 관리 방식이다. 1960~1970년대 미국에서도 댐(보) 설치, 준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땜질식 하천 개발'을 추진하면서 환경 파괴가 막심했다. 즉 강의 직선화 작업, 수로 공사, 댐 건설, 준설 등으로 강의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파괴됐으며, 망가진 하천을 다시 생태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1990년부터 15년 동안 약 170억 달러가 투입됐다. 미국의 이같은 사례를 봐서도, 보 건설이며 대규모 준설이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것이 역사적인 교훈이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또 이날 국제저어새보호협회 '세이브 인터내셔널(Save International)'의 데릭 슈버츠 대표도 "현대에 이르러 용수 공급, 홍수 예방 등 강(하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만든 것이 댐이었고 강변에 콘크리트 제방도 쌓게 되었던 것이데, 이것이 1950∼60년대의 서구 유럽과 미국 등 당대 공학자들의 견해였고 하천개발이었다. 한국의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지는 조류는 총 50종이고, 그 중 30종은 물새였다. 이는 4대강 사업이 단순히 물의 흐름만 바꾸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비판하고 "건강한 하천 복원을 위해 현재 강행되는 4대강 사업을 생태적이고 건강한 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었다.

강은 개발이 아니라 복원으로 추진돼야 마땅하다. 하천의 복원이란 하천을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하천은 인간이 개발하거나 또는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강은 인간이 결코 인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한다고 해서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그러므로 강은 개발이 아니라 복원으로 추진 돼야 한다. 이를테면 강의 개발이 이뤄져도 그것들이 소규모 저류지 확보며 지류 복원이며 홍수터 개발이며 제방 후퇴며 다양한 생태적 유역 관리 등을 통해 홍수 저감 대책이 마련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즉 '개발 사업'이 아닌 '생태적 복원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수질도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하천개발이 추진하게 된다 하여도, 그것이 보다 많은 주민(군민)이 하천 복원에 참여하면서 정책 결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시민들이 하천 복원 과정에서 관련 법률이 엄격하게 지켜지는지 감시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하천 복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강(하천) 복원에 주력해 온 독일의 경우도 ‘하천의 자연적 기능을 그대로 살리는 방식=친환경적 공학적인 강 관리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강에 홍수터를 복원해 자연스럽게 물이 넘치게 하는 등 강에게 더 많은 공간을 주고 있는 식으로 복원을 추진하는 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하천을 준설한다며 밑으로만 (강바닥을) 파고 있는 식이다. 그리고 홍수예방도 댐 건설이니 콘크리트 제방 등 구조물 위주의 홍수 대책을 추진한다.

이제라도 탐진강 개발에서, 세계 석학들의 경고, 장흥 환경운동가들의 경고를 한번쯤 새겨들을 일이다. 탐진강이 죽은 강이 아닌 산 강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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