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흥의 찬란한 문화‧얼이 서린 암각문‧금석문 확대 조사 추진돼야
■사설/장흥의 찬란한 문화‧얼이 서린 암각문‧금석문 확대 조사 추진돼야
  • 김선욱
  • 승인 2021.07.14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흥 암각문 발굴조사와 '장흥군 암각문발간에 부쳐

장흥군은 오랜 역사 속에서 찬란한 문화를 만들어왔다. 특히 13세기초엽에 호남의 남부권역에서 유일하게 부사고을이 되고 이후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초까지 부사고을로 호남 서남부권역의 중심고을로 입지하면서 남부권역의 어느 자치단체보다 찬란한 문화와 전통을 일구어 왔다. 그것을 웅변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굳이 회령진성, 보림사, 장흥향교, 장흥동학 전적지 등의 문화재자원뿐만이 아니다.

타지에서는 감히 넘볼 수조차 없는, 200여 종의 유문집인 서지학, 호남 제일의 가사문학, 탐진강변의 정자문화와 서원‧누정 등의 편액, 그리고 지역 곳곳에 산재한 수많은 암석문과 금석문들이 우리 장흥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웅변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이러한 장흥 고유의 전통과 문화 자원들이 식민지와 한국동란의 아픈 역사를 겪고 근대에 이르러 도시화‧산업화의 바람에 휘몰리면서 안타깝게 잃어버리고 잊혀지고 묻혀지고 훼손되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지자체나 문화원 등이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그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어디선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허물어지고 사라져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장흥문화원이 2020년부터 올 4월까지 추진하고 그 성과물로 발간한 〈장흥군 암각문〉은 그 의미가 아주 크다. 비록 시간과 재원에 한계가 있어 4개 읍면의 암석문만 발굴조사하여 63점에 대해, 실측하고 탁본 뜨고, 사진과 영상작업을 하여 그 결과물로 책자까지 발간했지만, 그 일차적인 암각문의 발굴조사는 나머지 6개 읍면에도 산재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50개∼100여 개 암석문의 발굴‧조사를 기대하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김기홍 전문화원장이 주도하여 탐진강변 팔정자(경호정, 독취정, 동백정, 부춘정, 사인정, 영귀정, 용호정, 창랑정) 편액들을 국역화한 〈문림의 향기Ⅰ〉을 발간하였고, 2020년에는 장흥에 산재한 모든 서원·사우·누정의 편액을 역주한 〈문림의 향기Ⅱ〉를 발간하였다.

이 2권의 책자 발간은 장흥에 산재한 170여 서원‧사우‧누정의 기록 유산인 편액을 집대성한 것이나 진배없어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세월이 많이 흐르면서 편액들이 사라지고 남아있는 것들도 한문으로 기록되어 한글세대들이 진의를 깨닫기 쉬운 일이 아닌 처지였기에 그 편액들을 촬영하고 편액의 원문들을 국역화 하고 해설까지 곁들여 편액의 시문들을 묶어 펴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문림의향의 입지를 굳히는데 기여했다는 평가였다.

이번에는 장흥의 전통 문화 중 기록유산의 하나인 암석문 자료집이 발간됐다. 그것이 비록 4개읍면에서 조사 발굴한 것이어서 절반의 암석문이라할지라도 처음으로 장흥의 중요 암석문을 집대성한 것이어서 그 의미 또한 자못 크다고 생각된다.

이번 장흥문화원과 홍 교수 팀 등이 기 암각문에서 새로 발굴된 자료로 부춘정 암각문 3건, 월산재 석비 2건, 부산면 수리봉 암각문 1건 등이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이다. 특히 부산면 수리봉 정상의 바위에 새겨진 암각문 즉 ‘위원량 망곡서(魏元良 望哭書)’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아 학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홍순석 교수는 “이 암각문은 1910년 한일합병의 국치 소식을 접한 장흥지역 유림 위원량 선생이 울분을 토로하고자 수리봉 정상에 올라와 나라 잃은 울분을 칠언절구 한시에 담아낸 것으로, 시를 짓고 암각문을 조성한 연대가 분명이 새겨져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하였을 정도였다.

앞으로 장흥문화원은 〈장흥군 암각문〉 발간에 이어 장흥 암각문 발굴 조사 발표회와 암각문 탁본 전시회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처 발굴 조사하지 못한 6개 읍면 지역의 암각문 확대 발굴 조사도 추진, 장흥군에 산재한 모든 암각문이 수집되고 집대성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남은 것 중의 하나가 장흥 금석문의 조사와 정리다.

금석문은 살아있는 역사서로 불리기도 한다. 직접 현장에 가서 탁본하고 사진을 찍고 명문을 판독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거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민들과 역사와 소통하면서 금석문에 숨어있는 자료 수집을 병행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지난 1996년에 장흥군은 군 전역에 산재한 충‧효‧열녀비문 95개를 정리한 책자인 〈내고장 정려(旌閭)〉를 발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책은 그 정려 사진 하나와 그 주인공의 행적 등을 간략하게 소개한데 그쳐, 문화사적 가치의 한계를 드러낸 자료집이었다. 장흥의 금석문 중 정려에 새겨진 석문도 있지만 보다 사료적인 가치가 있는 금석문으로 비문이며 묘지명 등이 있다. 또 송덕비도 있다. 신도비‧우허비‧사적비, 기념비, 현충위령비, 묘정비, 열사비 등도 있다.

금석문은 대체로 돌에 새겨져 있으며 대부분 관련된 장소에 남아 있어 역사성과 장소성을 함께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데 다만 이런 기록들이 대부분 문중이나 일부 기관에서 관리하다 보니 장흥 전역에 금석문이 얼마나 있는지,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여태 조사 되지도, 정리되지도 못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장흥 금석문의 조사가 실시되고, 결과물로서 장흥 금석문 자료집이 집대성 될 수 있어야 한다.

너무나 빠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지금 놓치면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금석문 자료수집 만 해도 그것 자체가 장흥의 전통 문화 계승과 역사를 지키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또 암각문, 금석문의 자료 수집 발굴, 그 자료집 발간 등은 바로 장흥이 문림의향임을, 전통적으로 장흥이 문학의 고을이었음을 증언해주는 실체가 될 것이다.


  • 전남 장흥군 장흥읍 동교3길 11-8. 1층
  • 대표전화 : 061-864-4200
  • 팩스 : 061-863-49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욱
  • 법인명 : 주식회사 장흥투데이 혹은 (주)장흥투데이
  • 제호 : 장흥투데이
  • 등록번호 : 전남 다 00388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 발행인 : 임형기
  • 편집인 : 김선욱
  • 계좌번호 (농협) 301-0229-5455—61(주식회사 장흥투데이)
  • 장흥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흥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htoday7@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