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제언 ‘한승원-한강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자
●특별제언 ‘한승원-한강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자
  • 김선욱
  • 승인 2021.10.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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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학의 비전-‘한국문학의 메카’에 ‘세계문학의 중심 무대’로 도약이다
“한강은 이미 세계적 소설가”… ‘한승원+한강’문학관은 ‘세계적 문학관’이 된다
김선욱/본지 편집인, 시인

 

최근에 장흥의 소설가 한승원은 자서전 《산돌 키우기》(문학동네 刊)》, 한승원의 딸 한강은 새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刊)를 거의 동시에 펴내, 국내 문학계를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로 등단 55주년을 맞은 한국문단 노장 한승원은 심도 있는 반세기의 문학적 성찰을 보여준 백미(白眉)인 《산돌 키우기》를 출간했고, 세계적인 작가 한강 역시 세계 앞에 당당히 드러낸, 또 하나의 명작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한승원은 1939년생으로 올해 82세의 고령이다. 한강은 1970년생으로 51세이다. 한승원은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특히 한국 현대소설의 대표하는 장흥의 작가이다. 한강은 장흥 출신 소설가 이승우와 함께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소설가의 반열에 오른, 장흥의 문맥(文脈), 장흥문학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작가이다.

 

 

■ 이제는 ‘한승원‧한강’이다

최근 이 부녀(父女) 소설가의 두 권의 책을 읽으며 큰 울림과 긴 여운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이들 부녀가 장흥문학에 차지하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위상을 생각하고는, 새삼 이제부터라도 ‘한승원 문학관’, 또는 ‘한승원‧한강 문학관’, 또는 ‘한승원 가족문학관’ 건립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이청준 문학관’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제는 ‘이청준 문학관’ 이후의 ‘한승원 문학관’ 건립도 논의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생각인 것이다.

현재 전국에 분포돼 있는 문학관은 11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부의 ‘지역 공·사립 문학관 현황’ 자료(2017년 3월 기준)의 에 의하면, 국내 문학관은 공립 66개, 사립 40개 등 106개(전남도는 12개)였다. 당시 발표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기도 광명시의 ‘기형도 문학관’, 그해 12월 개관을 앞둔 고흥의 ‘조정래 가족문학관’, 수원에서 건립 예정인 ‘고은 문학관’ 등이 추진되고 있었기에 현재는 거의 110여 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문학 고을’이요 ‘문림의향(文林義鄕)’이며 국내 유일의 ‘정남진 장흥문학관광기행 특구’(2021년 재지정)인 장흥군에는 여태도 문인 이름의 문학관이 하나도 없다. (지명을 내건 ‘천관산문학관’, 현재 추진 중으로 미완성인 ‘이청준 문학관’은 제외). 그러기에 당연스럽게 지금이라도 ‘장흥문학의 비전’을 위해 ‘이청준 문학관’ 이후의 ‘한승원 문학관’ 건립을 더더욱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승원이 생존 작가라고 해서 문제가 되는가. 현재 역시 현존 작가인 조정래(1943〜)의 경우, 문학관이 3개나 된다. 그 외 시인 이외수(1946〜), 소설가 김홍신(1947〜), 시인 성기조(1934〜) 등 많은 문인들의 문학관이 개관했거나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생존 작가 한승원(1939〜 )의 문학관 건립을 지금 거론한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더욱 한승원의 한국 문학계의 위상과 문학적 성취 등을 고려하면, 또 전국 유일의 문학관광기행특구라는 장흥 문학의 차별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생각인 것이다.

■ 한승원과 한 작가의 문인(文人) 가족

장흥군 회진면 신덕리가 출생지이지만 1997년에 귀향, 안양면 율산 마을에 정착한 이후 ‘해산토굴’에서 25년째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거봉이요 소설가‧시인인 한승원은 3자녀(2남 1녀)를 두었는데, 3자녀 모두가 정식 문인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문인 대가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장남 한동림은 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변태시대’로 등단해 소설집 《유령》(2004년), 장편소설 《달꽃과 등대》 등을 펴낸 소설가이다. 한동림은 다섯 살 전후의 유아를 상대로 한 ‘한글 교육 동화’로 잘 알려진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받침 없는 동화》 《받침 있는 동화》는 스테디셀러가 된 작품이고, 이중 받침글자가 전혀 없는 단어로만 구성된 《받침없는 동화》 시리즈 10권 중 한 작품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을 정도다.

■ 한강은 ‘세계적 소설가’로 공인

한승원의 딸 한강 역시 소설가로 2016년 5월 17일,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의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쿠버상은 영어권 문학상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인데, 이를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것이다. 한강은 곧 이어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3월에는 작품 ‘흰’으로 또 다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당당히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소설가이다.

특히 한승원은 ‘해변의 길손’(1988년)으로, 한강은 ‘몽고반점’(2005년)으로 국내 문학상 중 최고의 문학상으로 공인받고 있는 ‘이상 문학상’을 17년의 간극을 두고 2대째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워, 이들 부녀의 문학적인 유명세를 빛내기도 했다.

한승원의 차남인 한강인 역시 소설가 겸 만화가로 활동 중이다.

가히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 집안’이라고 할 만하다. 이처럼 정식 문인으로 한승원, 한동림, 한강, 한강인 등 4인이 한승원가의 문인이어서 한승원의 집안은 명실상부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문인 대가족’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한국 문학계도 이런 부녀 소설가를 공히 대표적인 소설가로 공인하고 있다. 이들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서도 한승원 이름자 옆 괄호( )에 ‘딸 한강’을, 한강 이름자 옆 괄호( )에 ‘아버지 한승원’을 표기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승원은 한국문학의 생존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요 거봉이기에, 또 한강은 맨부커상 수상 등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음으로 이러한 표기는 ‘한국에선 유례없는 성공적인 부녀 문인의 유명세’를 더더욱 고양시키기 위한 표현일 수 있을 것이다.

■ 소설가 한강- ‘장흥문학 DNA 이어받았다’

한승원‧한강 부녀의 이야기를 더해 보자.

한강이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언론계 기자들이 “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으로 장흥문학 맥 이어”(‘브레이크뉴스’, ‘아시아 경제’ 등), “장흥, 세계 문학의 중심에 서다”(세계일보 2016-05-25)라는 기사 제목에 이어 첫 서두 문장에서 “최근 전남 장흥문학을 향한 세간의 이목이 뜨겁다. 이는 장흥 출신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권위의 ‘맨부커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라고 표현, ‘장흥 출신’ 한강으로 인해 ‘장흥이 세계문학의 중심에 섰다’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대부분의 언론사 기사에도 한강의 보도 기사에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작가도 부친 한승원 작가의 고향인 장흥에서 문학적 DNA를 키워왔다”는 등의 대동소이한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또 국립한국문학관 유치가 한창이었을 때는 어느 매체는 아주 “한강 작가 배출한 장흥군,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신청”(‘무등일보’ ‘뉴시스’ 등)이라는 기사 제목을 달며, ‘장흥이 한강을 배출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한승원은 회진면 신덕리 출신이다. 그의 딸 한강은 아버지로부터 계대를 이은 작가이긴 하지만, 출신지는 광주이다. 엄밀히 따지면 광주 출신의 작가인 것이다. 그런 연류로 그동안 장흥 문학계에서는 소설가 한강을 굳이 장흥출신의 소설가로 소개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한강이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급부상해지면서, 국내 언론계 기자들에 의해(장흥군청 관계자들에 의해서도), 한강이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한승원의 딸’이라는 사실에 초첨을 맞추게 되거나, 국립현대문학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 장흥의 현대문학의 정체성 등이 새삼 재조명되면서, 여기에 더해 세계적 소설가로 급부상한 소설가로 한승원의 딸인 한강을 ‘장흥문학권’에 편입시키면서 독특한 장흥문학의 위상과 그 의미 규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강을 ‘장흥문학의 맥을 이은 작가’ 또는 ‘장흥출신 작가’ 등으로 표현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승원이 《산돌 키우기》에서, “할아버지는 내 속에 하늘을 심어주려 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들은 평생 동안 내 삶을 지배하고 나를 구제했다. …어린 시절에 동화 한 편 읽지 않았지만 시인 소설가가 된 것은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 덕분이었다”고 고백했다.

한승원의 딸 한강도 “…이 책(《산돌 키우기》)에는 어릴 때부터 들어왔으므로 이미 나의 일부가 되어 내가 소설로 썼거나 쓰는 중이거나, 앞으로 쓰려고 계획해온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오늘 날 소설가 된 자기는 아버지로부터 문학적인 DNA를 물려받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장흥인 한승원의 할아버지에서 비롯된 장흥의 그 문학성이 한승원, 한강 등의 계대를 통해 고스란히 이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한강의 출생지가 광주시였다고 해도,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에서 문학적 성업을 일구어가고 있는 아버지 한승원의 DNA를 고스란히 승계한 작가라는 점에서, 다른 무엇보다 ‘아버지 한승원 문학의 계대(繼代)를 이은 작가’라는 점에서 우리가 한강을 ‘장흥의 작가’라고 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한승원과 한강, 또는 한승원 문인 가족에 대해 이렇게 장황히 늘어놓은 것은, 지금 장흥에서 ‘이청준 문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한승원 문학관’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만일 ‘한승원 문학관’에서 이미 세계적인 소설가로 입지한 한강을 보탤 경우(또는 한승원 문인가족을 더할 경우), 그 문학관의 경쟁력 배가는 물론 장흥에 ‘한승원‧한강 문학관=’세계적 문학관’이라는 위상 정립과 함께 능히 그 문학관의 세계적인 명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장흥문학의 대부’- 현대 장흥문학을 선도

국내 문학계나 중앙언론 매체에서 ‘장흥문학’을 논의할 때 반드시 그 첫 머리에 고 이청준과 한승원을 거론하기 마련이다. 특히 이청준의 경우, 고향 장흥을 무대(소재,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기긴 하였으나 실제적으로는 중앙무대에서만 활동했다. 그러나 한승원은 이청준과 달랐다. 이청준 못지않게, 아니 더 이상으로 장흥이라는 공간을 문학의 무대로 등장시킨 작품을 가장 많이 남기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장흥에서 25년째 정주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 ‘장흥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소위 ‘현대 장흥문학의 대부(代父)’로서 문명을 떨쳤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를테면, 한승원은 ‘장흥문학’의 자원 확충과 그 명성에서 그 첫머리에 이청준과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에 더해, 문학 활동의 절반(등단 55년 째)인 25년째 장흥 현장에서 활동하며 자기 문학적 성업을 일구는 한편, ‘장흥문학’의 존재감 부상의 주역이 되어 왔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된 이청준 문학관 추진 이후, 한승원 문학관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딸이며 소설가인 한강을 추가할 경우, 그 한승원 문학의 무게감을 한층 고양시키며 문학관의 경쟁력을 가일층 제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고유성과 강점도 있는 것이다.

■ ‘한승원‧한강 문학관’ = ‘세계적인 문학관’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생존 문인의 문학관도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인 출신지와 별개로 작품의 소재, 주제 등 연관성만 있어도, 또는 부러 지자체의 문학 자원의 포장을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유명 문인의 문학관 유치나 개관을 적극 추진하기도 한다. 조정래 작가의 경우, 그가 순천 출신이지만 문학적인 연고(주제, 소제)가 있다는 이유로 그의 출신지도 아닌 보성과 고흥, 김제 등 3곳에서 문학관을 유치했던 예가 좋은 선례이다.

특히 고흥의 ‘조정래 가족문학관’(‘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의 경우, 조정래 부친(조종현)이 고흥 출신 시인이었다는 근거 하나만으로 그 아들 조정래와 조정래 부인 김초혜 시인까지 끌어들여 지난 2017년 12월에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을 조성하기도 했다.

우리도 그러한 선례를 상기한다면, 장흥에서도 얼마든지 ‘한승원 문학관’이나 한승원 가족 문인의 문학관인 ‘한승원 가족문학관’ (‘한승원‧한동림‧한강 가족문학관’) 추진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승원+한강 문학관’의 장흥, 세계문학 중심무대로 도약 가능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장흥군에서 마땅히 ’한승원 문학관‘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 ‘한승원 문학관’ 건립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한승원 문학관 설립추진위회’ 성격의 준비 모임체 결성부터가 필요하다.

이후, 문학관 건립을 위한 중장기 플랜 수립을 비롯해, 문학관·문학상 관련 조례 제정, 문학관 부지·재원 확보 방안, 문학관의 운영 방향 등 보다 내실 있는 문학관 건립‧운영에 관한 정책 추진을 위해 문학계‧문화예술계의 전문가, 장흥문학 관련 공공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한승원 문학관 건립 티에프(TF)’ 구성이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한승원 문학관’ 건립 추진과 실현을 기대해 본다.

‘이청준 문학관’, ‘한승원·한강 문학관’ 설립에 이어, 훗날 소설가 한강과 더불어 이미 세계적인 소설가 반열에 올라있는 ‘이승우 문학관’마저 장흥에 건립된다면, 능히 ‘한국문학의 메카 장흥’을 넘어 보다 확실히, 명실상부 ‘세계문학의 중심무대’로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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