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칼럼 - 부춘정, 정명의 유래
장흥칼럼 - 부춘정, 정명의 유래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02.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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丹山月/시인
丹山月/시인

부산면 부춘리에 부춘정이 있다. 우리 고을 8대 정자 중 하나이다. 그래, 부춘정(富春亭)이란 정명(亭名)을 추적해 적고자 한다.

중국 후한의 광무제(光武帝: 기원전6-서기 57년, 재위 33-63세) 때 엄광(嚴光)이란 고사(高士)가 있었다. 그는 광무제(이름은 유수, 자는 문숙)와 어릴 때 동문수학한 절친한 친구였다. 전한의 왕족인 유수가 군사를 일으킬 때 엄광은 그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훗날 광무제가 그를 보고 싶어 백방으로 찾고 있는데, 마침 제나라 유민이 와서 말했다. ‘근래 낯선 사람이 양의 갓옷을 입고 마을 연못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했다. 광무제는 그가 바로 장준(張俊: 엄광의 본래 이름)임을 알아채고서 신하를 보내 궁중으로 모셔 오도록 했다. 그러나 장준은 나아가지 않았다. 다시 불러도 가지 않았다.

⌜삼고초려⌟라 하였던가. 세 번을 부르면 그때는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왕의 세 번째 부름에는 백성 된 자로서 순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왕은 시묘(侍墓)를 하는 사람이나 세 번째 부름에는 심사숙고하게 된다. 예부터 시묘살이를 하는 사람을 부르게 되면 그가 불효를 하게 됨으로 왕은 좀체 부르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임금이 세 번을 부르니 장준은 나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광무제는 너무 기뻐서 마중을 나갔고, 이내 성대한 연회를 베풀도록 하였다. 하여, 술이 거나하게 취한 두 사람의 대화를 사관만이 엿들 수 있었다.

“ 준, 자넬 간의대부(諫議大夫)로 모시기로 하였네, 그러니 내 곁을 떠나지 말게나.”

“ 뭣이, 그런 벼슬자리도 있었던가? 날더러 편전에 들 때마다 절하 게 하려고?”

“ 아닐세. 다른 방법이 있을 게야. 우리 둘만 만나도록------”

“ 무슨 소리, 군신의 도리가 엄정한데------”

“ 하 이 사람, 고집불통이로구만!”

“ 그러니, 날 놓아 주시게나.”

그들은 그토록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만취하여 그 자리에 잠들어 버렸다. 새벽녘에 태사(太史: 천관)가 하늘을 보니 북두칠성을 가로질러 유성(별똥별)이 스쳐갔다. 깜짝 놀란 태사가 왕의 침소로 달려가 보니 장준(엄광)의 다리 하나가 광무제의 배 위에 걸쳐 있었다. 그는 장준의 무례한 발을 가만히 내려놓았다.

욱일을 기다려 태사가 지난밤 일을 고했다. ‘지난밤 유성이 북두성 위를 스치더이다.’ 이에 광무제는 웃으며 ‘짐이 진객과 더불어 잠을 잤을 뿐이니, 신경 쓰지 마시오.’라고 했다.

그날로 헤어진 장준은 엄광(嚴光)으로 성과 이름을 바꾸어 하남 여주(여요)땅 부춘강 칠리탄(七里灘)에서 낚시를 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때 엄광의 자(字: 이즘의 아호와 같음)가 자릉(子陵)으로 후인은 그가 낚시하던 대를 자릉대(子陵臺), 또는 엄광대(嚴光臺)라고 하였다.

⌜고비원주⌟라고 했다. 높이 날아 멀리 달아남이다. 건무 17년, 광무제는 엄광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었다.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그토록 부춘산 부춘강 가에 은거했던 엄광을 후세 사람들은 엄자릉으로 기억하며, 청결한 삶과 고결한 그의 인품을 찬양했다.

부춘리 부춘정은 예서 따온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부춘정 원림이 너무도 운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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