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천 이 정 호
개벽의 꿈
섬광으로 말 내달려 사악한 어둠을
후려치고 내리치니
탐진강 긴 숨 멈추고
조선바다 다시 출렁인다
동학여자라 수군대지 마라
어리다고 얕보지도 마라
구국순정을 왜 모르랴
용모는 한낱 껍데기일 뿐이라네
스물둘 여린 뼈 마디마디 바스러질 때
지극한 신기를 내려 주소서
헤진 살점들 동백꽃으로 붉게 물들 때마다
창조자 한울님이시여
조화를 보여 주소서
육탈이 되고 정신줄마저 놓을 때
광풍으로 오소서, 하늘이여
오매불망 만사를 따르겠나이다
몸부림은 제폭구민 들불이 되고
아우성은 광제창생 천둥이 되었으니
하늘이 그녀를 품었네
마침내 사람이 하늘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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侍天主造化定(시천주 조화정)
永世不忘萬事知(영세불망만사지)
至氣今至願爲大降(지기금지원위대강)
한울님을 모셔 창조와 조화를 정립하여,
평생토록 잊지 아니하고 만사를 하늘의 뜻에 따르겠나이다.
지극하고 신령한 기운이 지금 내게 크게 내리도록 원합니다.
- 최재우선생 개벽주문
본 주문은 동학 핵심사상으로 생살이 찢기는 고문 속에 이소사 여장군이 미친 듯이 외우던 수운선생 장생주문으로 판단되어 그 내용을 담았다.
-임인년 동학농민혁명 128주년에 이소사 여장을 추모하며, 야천 이정호 짓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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