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89개 암자에 대하여
천관산 89개 암자에 대하여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07.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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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길(문화관광해설사)

 

 

 

 

 

 

 

 

 

 

 

 

 

 

 

 

 

 

 

 

천관산에 89개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호남 5대 명산 천관산이 명승지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국립공원으로 승격 지정되기를 기대하면서 여러 나라의 ‘지제산’과 천관산 6대 동천 및 89개 암자, 천관보살신앙을 정리한다.

여러 나라의 지제산

천관산의 천관(天冠)이란 산의 정상부분이 신령스런 기암괴석으로 형성되어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왕관처럼 보인다. 그래서 ‘지제산(支提山)’의미를 살펴본다.

보통 명사로서 ‘천관산’ 또는 ‘지제산’의 ‘천관(天冠)’, ‘지제(支提)’, ‘탑산(塔山)’ 의미에서 독특한 산세(山勢)에서 비롯된 단어이다. 즉 천관보살(天冠菩薩)의 주처지(住處地) 산을 말한다. 따라서 스리랑카, 인도, 우전국, 중국, 한국의 천관보살 주처지를 모두 ‘천관산’ 또는 ‘지제산’이라 부른다.

고유명사로서 ‘천관산’ 또는 ‘지제산’은. 스리랑카의 미사가산(眉沙迦山), 우전국의 황관봉(皇冠峰), 중국의 지제산, 한국의 천관산 등으로 모두 천관보살의 주처지임에는 동일하지만, 나라마다 고유의 이름이 있다. 우리나라 장흥 천관산에는 89개소 암자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중 천관사, 탑산사 등의 절 이름은 동일한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우선 각국의 지제산을 살펴본다.

스리랑카의 경우 기원전 3세기에 세워진 스리랑카 최초의 수도아누라다푸라 동쪽 약11km 지점의 미힌탈레(Mahinda)에 있는 미사가산으로, 산의 꼭대기는 아라다나 갈라(Aradhana Gala)라고 부르는 깎아지른 듯한 암봉(岩峰)이다.

남인도 우선니국(优禪尼國)에 있는 산으로 현재 보괄(Bhopal)wn 북부 빌사(Bhilsa)시에서 약 10km 거리에 있다.

불교 경전 『화엄경』 발상지 우전국(于闐國)은 기원전 3세기경 건국되어 한나라 무제(武帝)당시 서역 남로의 오아시스 국가들 중 가장 강력한 나라로 성장하였으며 현재 중국 신강성(新疆省) 화전현(和田縣)에 해당한다. 해발7,295m 황관봉은 기기묘묘한 형상의 수많은 암봉(岩峰)으로 둘러진 곳으로 천관보살의 주처지로 적합하다.

중국의 지제산은 원래 곽산(霍山)이라 불렀는데 주나라 시대 도사 곽동진인(霍桐眞人)이 이곳에 와서 수련하는데서 유래되었다. 747년에 당나라 현종이 천하의 명산을 책봉할 때 이곳을 ‘곽동동천(霍童洞天)’이라하고 곽동산이라 산 이름을 하사하였으며, 지제산(곽동산)은 천관보살과 일천권속(一千眷屬)이 상주․설법하고 있다고 하며 ‘지제(支提)’란 “제(諸) 일절(一切) 공덕이 그 안에 모이므로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 모여 공양․ 공경”한다는 뜻이다. 복건성 영덕현에서 서북부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있는 해발700여m의 지제산은 정상이 약 10리에 걸쳐 이어진 99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마치 천엽(千葉)연화와 같다.

한국 장흥의 천관산은 정상부가 기암으로 형성되어 『화엄경』에 묘사된 ‘향수해(香水海)에 떠 있는 천관보살 주처지’로 여겨진다.

천관산 6대동천(六大洞天)

천관산은 지제산이라고도 하는데. 그 경관은 6대동천으로 사계동천(四戒洞天), 영은동천(靈隱洞天), 청학동천(靑鶴洞天), 옥계동천(玉溪洞天), 연화동천(蓮花洞天), 당번동천(撞幡洞天)에 대하여 「지제지(支提志), 위백규.1780년」에 있는 기록을 살펴본다.

① 사계동천(四戒洞天) : 관산읍 용전리가 중심된 곳이다. 사계동천 동쪽의 경계는 옥당리 옥산과 용전리 덕전을 경계 짓는 능선으로 하여 금수봉을 거쳐 정상부의 감로천이 있는 능선을 경계로 한다. 천관산의 정 북쪽사면이다.

서쪽의 경계는 농안교에서 농안리의 가마소와 화문동의 뒷등으로 하여 천관사 뒤 봉우리를 거쳐 삼신봉, 홀봉, 신상봉, 문수봉과 보현봉(쌍홀봉), 대장봉 능선으로 환희대 까지를 경계한다.

산 동쪽 첫 번째 동과 그 서쪽 수도동(修道洞)이다. 이 골짜기에 들어온 사람은 모름지기 부귀, 공명, 식색(食色),생사의 네 가지 망령된 생각을 경계해야 된다. 동 어귀의 화표석을 사람들은 사계암이라 부른다. 초일동(初一洞)위 에 왕유소동(王遊小洞)이 있다.

② 영은동천(靈隱洞天) : 관산읍 옥당리와 방촌리 마을이 중심되는 곳이다. 영은동천의 서쪽경계는 사천동계와 경계하고 정상부위는 감로천에서 연대봉 까지를 경계하고 있다. 연대봉을 중심으로 북동쪽 사면이다. 동쪽으로는 관산읍 외동리와 평촌리를 경계하는 161고지 능선을 거쳐 연대봉에 이른다. 관산읍소재지와 함께 고려 인종왕비가 태어났다는 당동마을과 실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위백규 선생의 생가가 이곳 영은동천에 속한다.

동쪽으로 두 번째 골짜기로 가운데 석고소동(石鼓小洞)이 있다. 그 다음 동쪽은 송대동(松臺洞)이요 또 그 다음 동쪽은 성조동(聖祖洞)이며 또 그 다음 동쪽은 내장동(內藏洞)이다.

③ 청학동천(靑鶴洞天) : 천관산의 연대봉을 중심으로 동남방향의 사면이다. 관산읍 외동리와 삼산리 마을이 중심이 되는 곳이다. 영은동천과 경계를 하고 남쪽으로는 관산읍과 대덕읍을 경계하는 산이다. 즉 수동1저수지 끝에서 달바우 뒷등을 지나 우두봉을 거쳐 연대봉에 이르는 능선 경계다. 「지제지(支提志)」의 기록에도 언급된 바와 같이 득량만과 남해가 한 눈에 들어오고, 오백나한이 거처한 곳으로 향수해(香水海)이니 방광계(放光界)라 했다는 방광적(防光磧)이 이곳 우두봉 아래에 있다.

남쪽으로 첫 번째 골짜기이니 산 중 가장 아름다워 좌우에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서로 맞잡고 고개숙인듯하다. 밖으로는 망망대해가 한 눈에 들어와 하늘과 맞닿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사를 잊게 한다. 그 동족은 망해동(望海洞)이요 그 서쪽은 방광동(放光洞)에 속한다.

④ 옥계동천(玉溪洞天) : 천관산의 연대봉을 중심으로 남서사면과 환희대의 남쪽사면이다. 대덕읍 연지리와 연정리 마을이 중심이 되는 곳이다. 동쪽으로는 청학동천과 경계를 하고, 서쪽은 구평마을에서 청다리 저수지가 있는 능선을따라 구룡봉을 거쳐 환희대에 이르는 곳까지다.연화봉, 아육왕탑, 불영봉, 탑산사, 문학공원이 이곳에 위치한다.

서쪽으로 첫 번째 골짜기이니 동의 물은 달고 맑아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항상 물 마시는 사람들은 질병을 제거할 수 있고 그 물로 술을 빚어도 좋다. 그 남쪽은 크고 작은 삼화동(三花洞)과 미타동(彌陀洞)이 속해 있다.

⑤ 연화동천(靑鶴洞天) ; 연화동천은 천관산의 서남 사면으로 사람들의 출입이 많지 않은 곳이다. 옥계동천과 경계하며 북으로는 환희대에서 진죽봉, 석선봉, 비로봉을 거쳐 깊은재를 경유하여 양암봉에 이르는 능선으로 관산읍과 경계한다. 요즘사람들은 청다리 저수지가 있는 골짜기라 부른다. 태자봉과 지장봉이 연화동천의 중앙부에 있다.

서쪽으로 두 번째 골짜기이니 그 서편은 지장동(地藏洞)과 나한동(羅漢洞) 및 오공암동(蜈蚣巖洞), 그리고 크고 작은 태자동(太子洞)이 이에 속해 있다.

⑥ 당번동천(撞幡洞天) : 연화동천과 사계동천의 사이에 위치하며 환희대를 중심으로 북서쪽 사면이다. 관산읍 농안리가 중심마을이며 현재의 신작로가 나기 전에는 장흥에서 대덕을 가는 주도로여서 용산면 부용산의 오도치를 넘어 농안마을을 거쳐 다시 깊은 재를 넘어 청다리 저수지를 거치면서 대덕읍으로 들어섰으나 국도가 개설되어 지금은 오지이다. 천관사와 천관산 자연휴양림, 천연동백림과 비자림이 이곳에 있다. 관산읍에서 강진군 칠량면을 잇는 골치재에서 바라보는 천관산이 비경이다.

북쪽으로 첫 번째 골짜기이며 기암괴석이 절경이여서 천관산 가운데서 으뜸이여서 지금은 보통 구정동(九精洞)이라 부른다. 그 아래 쟁자동(爭子洞)이고 서쪽은 주암동(舟巖洞)이 있다.

이처럼 큰 골짜기와 이를 가르는 봉우리를 나누어 천관산을 6대 동천으로 구분했다.

천관산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이라고 볼 수 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 했듯이 산과 산은 물이 나뉘고 고개로부터 갈리지만, 하나의 산을 놓고 볼 때는 골짜기(계곡)가 물이 갈리는 곳이다. 더 나아간다면 일정 영역이 구분되어 일종의 문화권‘이 형성되게 된다. 물은 산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골짜기를 통하여 흐르는 물길을 따라 지름길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이동되면서 그 공간을 바탕으로 영역구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천관산에 있어서도 크게는 호남정맥을 타고 내린 탐진지맥의 산자락으로서 득량만과 강진만을 가르는 분기가 되기도 한다. 「지제지」에 있는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조선시대 불리었던 천관산 주변마을의 이름이 현재 전하지 않는다.

천관산 89암자

천관산에는 89개 암자는 관산읍 37개소와 대덕읍 52개소이다.

관산읍 37개소는 아래와 같다.

① 사계동천(四戒洞天) -9개소

수도암(修道菴), 하수도암(下修道菴), 명적암(明寂菴), 금강굴(金剛窟), 찬수굴(攢水窟), 심적암(深寂菴), 적조대(寂照臺), 백운대(白雲臺), 홍초당(洪草堂),

② 영은동천(靈隱洞天)-10개소

영은암(靈隱菴), 금수암(金水菴), 무학대(無鶴臺), 영일암(迎日菴), 서운암(瑞雲菴), 수월암(水月菴), 동일암(東日菴), 내장암(內藏菴), 노초당(盧草堂), 해운암(海雲菴),

③ 당번동천(撞幡洞天)-18개소

수정암(修定菴), 정자암(淨慈菴), 구정암(九精菴), 원통암(圓通菴), 영취대(靈鷲臺), 적명암(寂明菴), 수층암(數層菴), 장천암(長川菴), 송대(松臺), 연화대(蓮花臺), 용추암(龍湫菴), 좌명대(坐明臺), 륜판암(輪板菴), 법해암(法海菴), 나한대(羅漢臺), 중수암(衆秀菴), 옥룡사(玉龍寺), 천관사(天冠寺)

대덕읍 52개소는 아래와 같다

① 청학동천(靑鶴洞天) -11개소

동전(東殿), 망해암(望海菴), 심원암(深源菴), 청학대(靑鶴臺), 청연암(淸蓮菴), 남전(南殿), 원적암(圓寂菴), 금선대(金仙臺), 백학대(白鶴臺), 응진대(應眞臺), 석두암(石頭菴)

② 옥계동천(玉溪洞天) -24개소

백연암(白蓮菴), 삼일암(三日菴), 반야굴(般若窟), 금신굴(金信窟), 선암(仙菴), 초암(草菴), 미륵암(彌勒菴), 옥정암(玉井菴), 포암(蒲菴), 안초당(安草堂), 불영암(佛影菴), 미타암(彌陀菴), 사자굴(獅子窟), 멸연암(滅緣菴), 가구암(可久菴), 법왕대(法王臺), 극락대(極樂臺), 상송나대(上松羅臺), 하송나대(下松羅臺), 불영대(佛影臺), 안심대(安心臺), 정심대(定心臺), 금강대(金剛臺), 반야대(般若臺)

③ 연하동천(靑鶴洞天)- 16개소

탑산암(塔山菴), 동암(東菴), 광선암(廣禪菴), 서전(西殿), 의상암(義相菴), 도선암(道禪菴), 원효암(元曉菴), 가공암(架空菴), 이씨암(李氏菴), 송암(松菴), 석천암(石泉菴), 지장암(地藏菴), 일수암(一水菴), 이수암(二水菴), 삼수암(三水菴), 청수대(淸秀臺)

④ 당번동천(撞幡洞天) -1개소, 환희대(歡喜臺)

천관보살신앙

천관보살(天冠菩薩)은 여러 불교경전에서 그 명칭을 찾아 볼 수 있으며, 『화엄경』에 따르면 파라보살(波羅菩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천관보살이 문법왕(問法王)으로 등장하는 『대수긴나나왕소문경(大樹緊那羅王所問經)에 의하면, 천관보살은 자기 자신을 위한 깨달음과 더불어, 중생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고자 하는 이타행(利他行)도 아울러 수행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 경에서 천관보살은, 보살이 되기 위한 수행법이라든지, 보살로서 탁월한 능력을 얻는 방법, 또는 보살이 성취해야하는 법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생을 제도(濟度)하여 궁극의 경지에 이르게 하고자 하는 대중교화의 방편이 될 기락(伎樂)과 가무(歌舞)에 대해서도 천관보살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은 성격의 천관보살과 가장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이 통일신라시기의 장흥 천관산이었다.

천관보살신앙은 서민대중 지향적이며 실천지향적인 지방적 성격을 이다. 그래서 왕실과 귀족 등 중앙으로부터 소외되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애만 하였던 천관산지역의 토착 호족세력이 천관보살신앙을 지지하고 수용할 수 있었던 것아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천관보살신앙은 신라의 화엄신앙이 지방으로 확산되어 가는 과정에서 지방의 토착세력에 의하여 수용되었던 유형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남기고 싶은 말

천관산에는 800년을 전후하여 천관사를 비롯한 89사찰과 암자가 자리하여 다양한 불교종파와 신앙이 전파되었다. 천관보살신앙처럼 화엄신중(華嚴神衆)신앙, 정토(淨土)신앙, 관음(觀音)신앙, 약사(藥師)신앙도 지방적, 서민대중 지향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무렵 장흥지역을 이끌던 천관산 주변 토착 호족세력들이 크게 성장했을 것이다.

장흥지역 토착세력들은 828년(흥덕왕3)에 장흥인근지역 지금의 완도에 청해진이 설치되면서 장보고 휘하에 들어갔고, 뒤이어 김우징을 도와 신무왕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신무왕 김우징(金祐徵)이 태자이던 837년(희강왕2)에 아버지 김균정(金均貞)은 흥덕왕이 세상을 떠나자 벌어진 왕위쟁탈전에 패배하여 그 화를 피하려고 김우징을 청해진 대사 장보고에게 몸을 의탁했고, 이때 홍진스님이 천관사에서 김우징을 위하여 청해진 군사가 승리할 수 있도록 신중기도(神衆祈禱)하여 839년에 신무왕으로 즉위되게 하였다.

<참고문헌>

고구려 원표의 『화엄경』나래(拿來)고찰, 계미향, 2012년, 동국대학교 대학원

천관산과 불교신앙, 변동명, 1999년, 순천대학교박물관

天冠山, 양기수, 2003년, 장흥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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