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지역사랑 상품권과 할머니
독자기고-지역사랑 상품권과 할머니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08.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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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환 행정사

 

며칠 전 할머니 한 분이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어렵게 사무실 문을 여시더니 여기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어 주나요? 하는 것 이였습니다.

아니요. 라고 했더니. 다시 여기 아줌마 안계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없는데요. 하였더니 할머니께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돌아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계단을 내려가는 할머니를 다시 불렀습니다.

내용을 알고 보니, 저희 장모님(89세)과 친분이 있으신 분인데, 군에서 지급한 상품권 20만원을 현금으로 바꿔야겠다고 하면서 장모님께 애로를 말씀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장모님이 이렇게 인심을 쓴 것 같습니다. 우리 사위하고 딸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00있는데 그리 가면 그 사람들은 돈 쓸데가 많으니 바꾸어 줄 거라고 말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는 압니다.

상품권을 왜 현금화 하는지 그리고 노령수당을 받으면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

상품권이든, 노령수당이든 먹고 싶은 것도 사먹고 최소한 인간답게 사시라고 정부에서 복지 차원에서 지원해 드렸는데, 현금화하고 저축해서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리고 뙤약볕에 땀 흘리면서 생산한 고추, 깨 팔아 몇 만원씩 모은 돈이 어디로 가는가?

그 돈은 절대로 본인의 입으로(먹거리) 들어가지 않습니다.

작은 아들, 큰아들 전세방 늘리는데, 작은 아파트에서 큰 아파트로 이사 가는데 수천만 원씩 자발적으로 털립니다. 이렇게 90의 나이에 지금도 자식만을 위해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어머니들의 일방적인 희생이 오늘의 우리를 성장시켰습니다.

일제강점기, 6.25 등 어려운 국난의 시기를 이겨내고 사시면서 우리를 키우셨는데 이제는 90의 나이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을 위해 투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과거 어려운 시기에 우리들을 공부시키고 좋은 것 사먹이고 하면서 오늘의 우리를 만드셨던 어머니.

자식들이여! 이제 어머니 돈 그만 가져가세요.

자식, 손자들까지 조건 없이 주는 마음이 곧 어머니의 유일한 행복이 되어버렸는가!

평생을 그렇게 사시다가 생을 마감하는가!

*89세 제 장모님의 일상: 서울대 교수 아들에 6남매 중 3남매가 유학파 출신에 잘나간 할메다.

그런데, 지금도 매일 감자대, 머위대 벗겨 토요시장 상인에게 남품하여 모은 돈으로 손자 시집간다고 돈주고, 외국에 있는 손자 유명대학 졸업한다고 돈 주고, 손자들은 그 돈을 고맙다고 받는다. 3일전 장모님은 시장에 감자대 납품하러 가는 길에 자전거가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에 현재 입원 중입니다. 아무리 말려도 지금도 아침에서 저녁까지 밭에 사시는데 요즘 병원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가장 못난 큰딸이 장흥에 산 죄로 매일 병원에 출근하고 수발하는데, 장모님으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본 자식은 서울이나 외국에 있습니다.

장모님의 간곡한 부탁: 자식들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해서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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