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맥 끊어진 장흥-장흥국악 부흥‧진흥을 선도하다
국악의 맥 끊어진 장흥-장흥국악 부흥‧진흥을 선도하다
  • 김선욱
  • 승인 2020.10.2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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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사람들(13)/어랑어랑예술단 김효정 단장

어랑어랑예술단 결성-장흥 국악 활성화, 장흥 신청 복원운동 주도

“장흥의 전통 국악, 판소리 전승 위해 장흥 신청 복원은 필수적”
 장흥 신청 복원을 꿈꾸는 장흥의 소리꾼 김효정

지난 10월 10일, 사)동초제서봉판소리진흥회가 주최한 ‘제13회 대한민국 서봉판소리‧민요대제전’에서 김효정 장흥 국악인이 종합대상(국회의장상)과 특별지도자상(국회의원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장흥 국악의 진흥과 부흥을 선도하는 김효정 국악인을 통해 장흥 국악의 부흥의 길을, 장흥 국악의 모태인 ‘장흥 신청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용산면 월림마을 태생-탄생부터 국악과 인연

소리꾼 김효정의 고향은 용산면 월림마을이다.

김효정에 대한 태생의 사연이 독특하다. 산달이 다 찼을 때 어머니는 3일 동안 산통을 겪고 있었는데도, 병원에 데리고 가기는 커녕 단골이었던 증조 할머니가 굿을 벌였고, 그 결과 그 굿판에서 김효정이 무사히 태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태생하면서부터 김효정의 국악과의 인연은 각별했다고 한다.

유영애에게 판소리 배운 김효정

중학교 다닐 때는 음악 선생의 권유로 성악을 공부한 것이 소릿길에 들어선 시작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조상현 명창과 유영애 명인을 비롯해 여러 국악인들의 판소리와 민요공연을 보고는 도무지 마음이 설레어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고 한다.

여중 때 유영애 명인에게 판소리 배워 김효정

그리하여 다음 날 당장 찾아간 곳이 지금의 진송관광호텔 자리에 있던 유영애 명인의 판소리 학원이었다. 유영애 명인이 몇 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당장 ‘국악을 배워보라’고 권유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국악공부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아버지는 당신의 할머니가 당골이었기 때문인지 유독 국악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김효정은 소리를 배우고 싶어서 부모님 몰래 유영애 명인의 판소리학원을 다녔고, 공연을 앞두고 한복을 맞춰야 할 일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 속에서도 무사히 공연무대에 설 수 있었다.

“그토록 부모님, 특히 아버님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저는 그냥 소리가 좋기만했습니다”

전남대 국악과 진학-판소리 본격 수업, 남원 유영애 명인에게 1년 수업 받기도

“예악(禮樂)이 장흥(長興)하는” 지역의 그 국악의 맥을 잇는 게 운명이었을까.

김효정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다. 조상현 명창과 성창순 명창이 전남대학교 국악과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당시 전남대 국악과는 소리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제일 먼저 꼽는 곳이었다. 막연히 소리가 좋아서, 국악 공부를 더 하고 싶었던 김효정은 전남대학교 국악과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1년을 공부한 뒤 한 해 휴학을 결심하였다.

당시 남원국립민속국악원 지도위원이었던 유영애 명인이 남원시 노암동에 살았다. 하여 김효정은 남원의 유영애 명인을 찾아가 1년 동안 소리 공부에 매진하기도 하였고, 그런 사정 등으로 동기들보다 1년 늦게 전남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김효정은 2000년에 전남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진주시립국악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를 출산하러 2007년에 친정 장흥으로 오기까지 8년여 동안 “예악(禮樂)이 장흥(長興)하는” 지역의 출신답게 진주시립국악원에서 국악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특히 소리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특별히 우대했다. 배우는 이가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고 열정을 다해 가르쳤다. 소리는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진주든 함양이든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녔다. 그 때문인지 당시 서부경남지역에서 김효정 단장의 가르치는 능력은 출중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진주시립국악원 단원으로서 소리를 들려주는 공연은 말할 것도 없었다.

2007년부터 장흥에 거주, 장흥 국악 부흥에 힘써

 어랑어랑예술단

진주시립국악원에서 활동하던 2005년에 결혼한 뒤, 줄곧 서울에서 살았으나 아이를 낳으려고 고향인 장흥으로 돌아온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고향에 머물며 장흥을 지키고 있다.

그때 태어난 딸 ‘아라공주(김효정 단장은 딸을 이렇게 부른다)’는 올해 열네 살로 중학교 1학년인데 엄마를 닮았는지 어려서부터 소리를 곧잘 해서 김효정 단장 못지않게 여러 무대에서 끼를 발산하고 있다.

그런 딸에게 미안함이 마음속에 선명하다. 한 해 하고도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딸과 헤어져 지냈던 기억 때문이다.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 있는 유영애 명인 전수관에 들어가 작심하고 소리 공부를 할 때인데, 열이 나고 온몸이 쑤셔오고 뼈마디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에도 한창 엄마한테 응석을 부리고 엄마 손이 필요할 고작 여섯 살짜리 딸을 친정엄마한테 맡기면서까지 마련한 귀하디귀한 시간을 소홀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잡으면서 있는 힘껏 북을 치며 소리를 내지르곤 했다.

그렇게 백련천마(百鍊千磨)하는 각고의 노력이 바탕이 되었기에 이번 서봉판소리‧민요대제전’ 에서 종합대상 수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더욱이 겹경사인 특별지도상 수상은 “예악이 장흥하는” 서편제의 본향인 우리 지역의 역사에서 볼 때 국회의장상 못지않은 의미가 있다.

우리 지역은 단가 호남가에서 잘 일러주는 것처럼 “예악이 장흥하는” 지역인데, 어쩌다 겨우 명맥뿐이게 된 것인지 안타까움이 크던 차다. 그렇기에 평소 우리 지역에서 국악의 저변확대에 구메구메 힘쓰는 어랑어랑예술단과 김효정의 이번 쾌보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김효정 단장이 대표로서 꾸리고 있는 ‘어랑어랑예술단’은 어린이랑 어른이랑 함께 어울려 우리 국악을 이어가는 예술단체라는 뜻이다.

후학을 지도하고 여러 공연과 문화 행사에 출연하면서 명실상부한 ‘예악 장흥’의 맥을 잇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후학을 지도하고 양성하는 일도 같이하고 있으니 국악을 가르치는 능력이 출중한 김효정 단장과 어랑어랑예술단이 장흥에서 신청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치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 김 단장은 어랑어어랑예술단 결성 이전이던 지난 2007년부터 장흥에 머물며, 학생들 10여 명에게 국악을 지속적으로 지도해왔는데, 그때 김 단장으로부터 교육받은 학생 중 하나가 이설아 학생이다. 이설아 학생은 과거 장흥전통무악제전을 비롯하여 전국의 여러 국악경연무대에서 수상하는 등 실력을 쌓아 전남에서는 최초로 국립국악중학교에 입학하였던 국악 수재였다. 현재 전통예술고 3년에 재학 중으로 장차 장흥 국악을 선도해갈 인재이기도 하다.

어랑어랑예술단 육성 통해, 장흥 국악 부흥을 선도한다

지금은 이름만 남아있지만 우리 지역에는 한때 국악을 전수하고 국악예술인을 양성하는 곳이 있었다. 장악청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장흥 신청(神廳)’이다. 김효정 단장은 이 신청 복원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장흥 신청의 후인으로 분류할 만한 장흥 출신 국악예술인으로 김채만과 그의 제자로 신홍재가 있습니다. 신홍재의 문하에는 판소리 명창 김녹주, 가야금 명인 최옥산, 김병(피리), 김막동(젓대), 성명수(장구), 선동진, 박옥화 등이 있습니다.

유앵, 성화춘, 성봉수 등 다음 세대로도 이어지던 장흥 신청은 1930년대 해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신청에서 국악 교육을 받은 후학들에 의해 지금까지도 장흥 국악의 맥이 계속하여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서편제의 본향 장흥’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신청의 주 교육과정인 판소리를 남도창의 하나인 서편제로 완성을 주도한 신청 후인들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이 서편제의 창시자로 알려진 박유전 명창의 수제자인 정재근 명창은 장흥 용산면 출신이고, 이 정재근의 창법을 이어받는 정응민과 정응민의 아들 정권진이 있지요.

이에 더해, 목포국악원장을 역임한 김상용 명인은 장흥 안양면 신촌 출신인데, 그의 문하에 유영애 명인(현.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있습니다. 이 유영애 명인의 제자가 바로 저, 김효정입니다. 그 외에도 김안순, 조현정, 이밀리, 김진 등이 장흥 출신 국악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남도 국악의 구심점이었던 장흥 신청을 복원하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록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움직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장흥 신청 복원을 바라고 애쓰는 사람들은 저마다 때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장흥 국악인의 한사람으로 진심으로 장흥 신청이 복원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저 개인적인 역량의 발휘보다 어랑어랑예술단을 통해 장흥 국악이 부흥되길 바라고 있으며, 이런 운동이 장흥 신청 복원에 큰 힘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장흥신청 복원을 간절히 바라고 그 복원에 큰 마중물이 되고 싶다는 김효정 단장.

그런 점에서 김효정 단장이 이번에 수상한 특별지도자상이 우리 지역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하겠다.

김효정 단장은 유영애 명인의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 고향인 장흥에서 어랑어랑예술단을 꾸리고 후학을 지도하며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에 출연하면서 고향 장흥의 맥을 이어 지키면서 국악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유명 인사나 유명 정치인 등의 축하 행사등에도 곧잘 국악인의 한 사람으로 참석, ‘서편제의 본향인 장흥의 판소리꾼’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등 장흥의 국악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의 염원대로 장흥의 국악 진흥과 장흥신청의 복원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길 기자도 간절히 바래본다./김선욱 기자

용산마을시장에서 공연 하는 어렁어렁예술단원들
민요를 열창하는 어렁어랑 예술단원들

 

김효정(金孝柾) 프로필

*1977년 02월 01일(음)(만43세)

*장흥여자고등학교 졸업(1995)

*전남대학교 국악학과 졸업(2000)

*서울대학교 동양음악 연구소 국악지도자과정 이수(2002)

▶주요경력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

*김상현, 성우향, 한농선, 조통달, 유영애 선생께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 사사

*현)어랑어랑 예술단 단장

*현)전남대학교 소리문화연구소 수석

*현)금당 유영애 소리보존회 감사

*현)장흥문화원 예능분과 이사

*현)전주대사습 보존회 회원

*현)보림국악진흥회 판소리 강사

*진주시립 국악단 단원 역임

*국악 실내악단 ‘한음’ 활동 역임

*국악 퓨전그룹 ‘씨밀레’ 활동 역임

▶수상경력

*2014.08.26 Thailand Ching Mai Dara Academy High School 감사패

*2014.12.20 “월출산 전국 국악경연대회” 참 지도자상 수상

*2017.09.24 “장수 논개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 우수지도자상 수상

*2019.11.14 “장흥군민 공연예술 경연대회” 대상 수상

*2020.10.10 “대한민국 서봉 판소리, 민요대제전”종합대상 국회의장상 수상

*2020.10.10 “대한민국 서봉 판소리, 민요대제전”특별지도자상 국회의원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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